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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쁜엄마' 신예 박천 "이도현 선배 발자취 따라가고파"
작성자 : 관리자 2023.06.15

배우 박천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따끈따끈한 신예 박천(22)이 JTBC 수목극 '나쁜엄마'로 성공적인 데뷔 신호탄을 쐈다. '나쁜엄마'는 지난 8일 자체 최고 시청률 13.6%(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가운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신선한 얼굴, 박천에 관심이 쏠렸다.

 

박천은 4년의 배우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작 '나쁜엄마'를 만났다.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해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반전 이력의 주인공이다. 극 중 차대리와 같은 뜬금없는 의외성은 없었다. 손때 묻은 수첩에 펜을 들고 인터뷰에 참여하는 진지한 청년만 있었다. 데뷔 첫 인터뷰라며 사뭇 긴장한 모습에서 풋풋함이 묻어났다. 이와 동시에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명확한, 뚜렷한 꿈을 가진 배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쁜엄마' 종영 소감은.

 

"먼저 사랑해 준 시청자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존경하는 감독님, 작가님, 선배님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었다. 멋진 작품을 만들어 준 스태프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나쁜엄마'로 배우 생활을 시작하게 돼 영광이었다. 지금까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제게는 행복한 기억이었다."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차대리라는 역할로 오디션을 두 차례 봤다. 작품을 보자마자 너무 슬펐고 재밌어서 꼭 이 작품으로 데뷔하고 싶었다. 감사하게도 그 기회를 얻게 됐다."

 

-어떤 점에 집중해 오디션을 봤나.

 

"차대리 캐릭터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다.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도 공부하며 어떻게 하면 박천이란 사람이 차대리에 적합하게 보일까 고민했다. 차대리와 난 성격이 정반대다. 그래서 어떻게 거리감을 좁힐까 연구했다. 운이 좋게도 친구 중에 차대리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친구가 있다. 그 친구를 보며 공부했다. '왜 이렇게 뜬금없이 말하지?' '어떻게 이런 의외성을 매력적으로 표현할까?' 그 친구를 보며 공부를 많이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차대리와 비슷한 결의 감초 역할을 한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며 공부하기도 했다."

 

-연기할 때 초점을 맞춘 점은.

 

"사실 차대리란 캐릭터 자체가 우벽그룹이란 악한 그룹의 수행비서가 아닌가. 대사만 보면 순수하고 맑아 보이는데 캐릭터 자체가 순수하기만 할까 싶었다. 사람을 죽이는 자들 밑에서 일하는데 차대리의 순수함을 어떻게 살릴까 고민했다. 그러다 떠오른 게 앞뒤 생각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말하는 게 순수하게 보인다고 생각했다. 특히 케미스트리가 돋보였던 게 세대갈등이지 않았나. MZ세대와 기성세대로 상사와의 모습을 표현했는데 그 모습이 순수하게 보였던 것 같다."

 

-데뷔작을 접한 가족들의 반응은.

 

"부모님이 정말 기뻐했다. 데뷔작이다 보니 어머니, 아버지의 기대감이 컸다. 항상 드라마 방영 후 다음날 아침마다 전화가 왔던 것 같다. 시청률 체크하기 바빴다. 시청률이 잘 나와 부모님이 너무 기분 좋다고 하는데 거기에 난 기여한 바 없다고 했다. 그냥 감사한 일이지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진짜 내가 나오는 부분을 100번은 넘게 본 것 같다. 엄청 기뻐했던 것 같다."

 

-배우 활동에 대한 반대는 없었나.

 

"처음엔 많이 걱정을 했다. '안 되는 거 아니냐, 그만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했다. 이번에 아버지한테 '아직 어리니 조금만 더 기다려줘'라고 하면서 되레 부모님을 많이 다독였던 것 같다. 오디션 거칠수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생겼는데 부모님은 속상했던 것 같다. '떨어졌어'만 맨날 하다가 '됐어' 그러니 두 분이 울었다. 특히 작품 나오는 걸 보면서 내게 말은 안 했는데 기뻐서 많이 울었을 것 같다. 처음으로 자랑스러운 아들이 된 것 같아 기뻤다."

 

-실제 엄마는 어떤 엄마였나.

 

"영순과 달리 '진짜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며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는 어머니였다. 학원 같은 것도 되레 내가 다니겠다고 해서 다닌 것 같다. 일체 알아봐 주지 않고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얘기해서 하는 방식이었다."

 

배우 박천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연기 전공이 아니라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한참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다. 정치외교학과라고 해서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공부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다른 공부를 하면 연기할 때 도움이 되는 게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회를 다룬 작품이 많지 않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공부를 놓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내신 1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현재 대학교 2학년이다. 처음에 교수님들이 '너 기자 하려고? 아나운서 하려고 정치외교학과 들어왔니?'라고 물어보곤 했는데, 나의 꿈은 배우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배우 활동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했나.

 

"수능 끝난 날 놀이공원에서 캐스팅이 됐다. 그렇게 20살 때부터 위에화엔터테인먼트에서 배우 연습생 생활을 했다. 회사에 있는 배우 커리큘럼대로 준비를 해왔다. 작년 7월께 '나쁜엄마' 캐스팅 확정 소식을 들었으니까 정식 데뷔까지 4년 걸린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감이 넘쳤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생각했는데 정식 오디션을 보기 시작하면서 '세상은 정말 넓고 지금까지 난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연기 실력이 부족했다. 오디션이 붙을 거란 건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오디션을 보기 시작하며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 현실에 부딪치니 내가 부족했던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거듭되는 오디션 낙방에 지치지는 않았나.

 

"처음에 떨어지는 걸 납득하지 못해 '대체 왜 떨어졌지?' 생각했다. 자책보다는 주변의 원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디션을 거치며 자기 객관화가 잘 된 것 같다. '이번 오디션 때는 연기가 부족했구나!' '감독님과 대화할 때 이런 점이 부족했구나!' 등 나의 단점들을 보완하며 준비했다. 지치기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나쁜엄마' 합격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했겠다.

 

"그때 삼겹살을 먹고 있었다. 됐다는 얘길 듣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삼겹살을 먹는지 눈물을 먹는지 모를 정도였다. 짠맛이 나더라.(웃음) 너무 기뻤다. 소식을 접하자마자 부모님께 전하며 길바닥에서 10분 동안 통화하며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연습생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

 

"여러 곳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사람을 관찰하며 연기적인 것들 얻으려고 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서빙이나 카페도 해봤다. 내가 등산하는 걸 좋아해서 배달 도보 아르바이트도 해봤는데 재밌더라. 내가 걷던 동네에서 일한다는 생각에 무언가 달라 보이더라. 새로운 경험이었다. 아르바이트를 즐기며 배우에 대한 꿈을 키워갔던 것 같다."

 

-같은 소속사 식구인 이도현과 본래 친분이 있었나.

 

"연습생 생활 할 때 도현 선배님은 촬영을 많이 할 때라 사석으로 한 번 만난 적은 있는데 그전까지는 선배님이 바빠서 따로 만날 기회가 없다가 이번에 작품으로 친해졌다. 선배님은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촬영하면서 힘든 순간이 있었는데 현장 분위기 이끌어주고 전환시켜 주더라. 연기적으로도 배울 게 많은 선배님이었다. 항상 장난치다가도 촬영 시작되면 눈빛이 돌변했다. 사람으로서도 존경스러웠다. 조우리 마을에서 다같이 촬영 끝나고 고기를 먹은 적이 있다. 밥 먹으면서 인생 가치관이나 연기에 대한 고민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그럴수록 더 멋진 사람이라고 느껴지더라. 그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다."

 

-따로 연락이 오기도 했나.

 

"내가 '나쁜엄마' 3화 때 첫 등장을 한다. 3화 끝나고 도현 선배님한테 전화가 왔다. 데뷔 축하한다고 하더라. 너무 감사했다. '날 챙겨주고 생각해 주는구나' 싶더라.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쁜엄마' 박천 

 

-선배 라미란과의 호흡은.

 

"너무나 감사한 선배님이다. 특히 6화에서 내가 똥 냄새를 맡다가 넘어지는 신이 있는데 연기적으로도 많이 챙겨주고 현장이 추웠는데 히터 같이 쬐자고 하고 핫팩도 챙겨줬다. 최근에 종방연 때 회식을 했는데 '잘 될 거다'란 얘길 해줬다.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조우리 마을 분위기 자체가 좋았다. 현장을 내려가는 길이 행복했다. 연기를 하는 것에 두렵고 긴장을 많이 하긴 했지만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설렜던 기억이 난다."

 

-본인의 데뷔작을 어떻게 봤나.

 

"사실 너무 부끄러웠다. 기쁘긴 했는데 연기하는 모습을 처음 보니까 '어떻게 나올까? 잘했을까?' 두려웠다. 걱정이 많았는데 발전을 위해서는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해 열심히 봤다. 서 있는 것도 어색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더라. 잘 보완해서 다음 작품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야식을 먹으면서 드라마 보는 걸 좋아했다. 다 같이 가족들끼리 웃고 울고 그랬던 기억이 좋아서 배우란 직업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는데 중학교 3학년 때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그때 아버지께서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보라'라고 했다. 제과 제빵도 배우고 그랬는데 그때 문득 배우를 해보고 싶다고 얘기했고 예고 입학시험을 봤다. 예고 때 연극을 해본 적이 있다. 돌이켜 보면 왜 배우가 되고 싶을까, 왜 배우란 꿈을 꿀까 생각해 봤을 때 연극 무대에서 커튼콜을 할 때 날 위에서 내려쬐는 조명과 관객들의 환호 소리가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 매체도 좋지만 기회가 된다면 연극도 해보고 싶다. 어떤 방면에서든 나의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 

 

배우 박천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배우 박천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예고 생활이 큰 자극제가 됐을 것 같다.

 

"일단 난 끼가 많이 없다. 말주변도 없고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이다. 예고 와서 크게 느낀 건 정말 끼 많은 친구들이 많더라. 예고 생활 중 가장 충격적인 건 운동장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고 즉흥적으로도 잘하더라. '나도 저렇게 해야 하는데'란 생각이 들었다. 낯을 많이 가리니 친구들이 항상 날 보고 하는 말이 '쟤는 가진 게 얼굴뿐'이라고 했었다. 별로 좋은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 남들보다 2, 3배 열심히 한 것 같다. 발성과 발음도 안 좋아서 남들 10분 할 걸 1시간씩 하고 그랬다. 친구들의 조언이 밑거름이 되어 성공적인 데뷔를 한 것 같다."

 

-요즘 고민은.

 

"아무래도 연기인 것 같다. 데뷔작을 통해 스스로에게 아쉬운 점을 많이 느껴 어떻게 하면 다음 작품에 보완이 될까에 대한 고민이 많다. 계속 연기 연습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연기적인 고민이 큰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데뷔작이지만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 같다. 좋은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들 덕분이다. 주변에서 알아보는 분들이 있어 앞으로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진중하고 겸손하게 살아야겠다, 초심 잃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이 기분 그대로 연기 생활 열심히 하고 겸손하게 살고 싶다."

 

-취미 활동이 있나.

 

"등산을 좋아한다. 어디 여행 가거나 하면 자연 바라보며 사색 잠기는 걸 좋아한다. 강릉에 혼자 갔었는데 파도를 바라보며 1시간 30분 동안 멍 때린 적이 있다. 고민들이나 힘든 것들이 그런 사색의 시간을 갖게 되면 리프레시가 되더라. 그래서 등산을 좋아한다. 산에 올라갈 때는 정상에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지 않나. 잡생각도 없어지고 등산 다녀오면 정화되는 느낌이 있어서 좋아한다. 집에서 책 읽는 것도 좋아한다. 등산과 마찬가지로 책에만 몰두할 수 있어서 책 읽는 것과 등산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인생의 좌우명은.

 

"최근에 바뀌었다. '초심 잃지 않고 겸손하게 살자'다. 원래는 '하고 싶은 대로 살자'였는데 이젠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배우란 직업에 대한 무게감이 생긴 것 같다."

 

-차기작은 정해졌나.

 

"이 인터뷰를 본 감독님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준비할 테니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어떤 작품이든, 역할이든 잘 해내고 싶다. 포부를 보여주고 싶다."

 

-데뷔작 이후 작품에 대한 열정이 더 커졌을 것 같다.

 

"시청자분들이 날 봤을 때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최근에 '나쁜엄마'를 보면서 '차대리 나오길 기다렸다', '나올 때마다 웃기고 재밌다 힐링된다'는 반응을 봤는데 그 말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배우란 직업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면서 더 열심히 해서 관객들을 울고 웃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기자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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