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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신 전화는’ 최우진 “지상파 데뷔작, 부담도 있었지만…‘할 수 있다’ 최면 걸었죠”[이슈스타]
작성자 : 관리자 2025.01.31

MBC '지금 거신 전화는' 박도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최우진.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반전의 키를 가진 인물을 맡아 지상파 데뷔작부터 잭팟을 터트렸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꾸준히 배우의 꿈을 키워온 최우진에게 온 선물 같은 작품이 됐다.

 

지난달 종영한 MBC 지금 거신 전화는은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를 그린 작품이다. 박도재는 비밀을 숨긴 백사언(유연석) 곁에서 부부를 옥죄는 반전의 인물이었다. 사언의 기자 후배이자 대변인실 후배로 못 하는 일이 없는 일당백 캐릭터를 소화했다. 지난해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 우지훈 역으로 데뷔작을 마친 최우진은 하반기 MBC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지상파에 진출했다. 작품의 인기에 데뷔작부터 꽃길이 펼쳐졌다. 

 

최우진은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디션에 앞서 웹소설 원작을 미리 읽었다고 답했다. “보기 시작하니 계속 읽히더라. 어릴 적 친구의 권유로 인터넷 소설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게 메모장에 써진 글이었다면 이제 품격화 된 느낌이었다”고 비교한 그는 “오글거린다는 생각을 했지만, 거부감이 세지 않았다. 상상하다 보니 오글거리는 대사도 재밌게 받아들여졌다. 말 그대로 소설이니, 소설 속 주인공이니 더 재밌었던 것 같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 

 

MBC '지금 거신 전화는' 박도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최우진.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사전 준비를 마치고 오디션장으로 향했다. 박도재를 준비해 연기했고, 궁금증도 마구 던졌다. 긴 대화 끝에 다음날 다시 제작진의 부름을 받았다. 이번엔 납치범의 대사가 주어졌다. 그는 “도재로 준비한 연기는 잘했는데, 백사언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는지 연기 스펙트럼을 보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준비한 캐릭터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의 극한 대사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궁금하셨다고 하셨고, 그날도 즐겁게 연기하고 대화를 나눴다”고 돌아봤다.

 

그가 바라본 원작 속 박도재는 완벽한 인물은 아니었다. 허점도 있고 방심하기 쉬운 인물이었다. 반면 드라마 속 박도재는 ‘리틀 백사언’이라는 수식어처럼 완벽한 인물이었다. 백사언과 결이 맞게 행동 하나, 걸음걸이와 표정까지도 맞아 떨어지게 표현하고자 했다. 

 

신인 배우였지만 캐릭터의 비중도, 반전도, 중요도도 압도적이었다. 원작을 본 탓에 기대도 걱정도 앞섰지만, 대본을 받고는 걱정이 더 커졌다고 돌아봤다. “(반전이 드러나고) 짧은 대사 안에 복합적인 감정을 녹여냈어야 했다. 감독님이 ‘도재를 믿는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지만,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었다”고 솔직히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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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감과 책임감이 밀려들 때면 스스로 최면을 걸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연기라는 한 우물을 판 자신을 믿고 ‘할 수 있다’를 되뇌었다. 최대한 캐릭터에 몰입했고, 감정들을 구체화하려 노력했다. 

 

정체가 밝혀지기 전에는 딱딱해 보이려 했고, 이후엔 분노만큼이나 백사언을 향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표현하려 했다. 희주(채수빈)를 밀었다는 자책감과 헛다리를 짚었다는 회한의 감정도 들었을 것 같았다. 믿음을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현장에서는 선배 유연석의 배려도 큰 힘이 됐다. “칼 맞는 신을 앞두고 집중을 잘 못 했는데, ‘네가 준비되면 시작해’라고 말씀해주셨다. 스태프에게 피가 나오는 특수 장치도 조정해 달라고 해주시더라. 그래서 그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본방송을 보기 전까진 걱정이 앞섰다. “준비한 것에 30%로 못 한 것 같았다”는 그는 “자책도 하고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런데 방송을 보니 나의 부족한 점을 감독님께서 많이 가려주신 것 같았다. 내가 연기한 것보다 더 잘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안도했다.​ 

 

MBC '지금 거신 전화는' 박도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최우진.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시청자들은 납치범이자 진짜 백사언(박재윤)의 공범으로 나선 협박범을 찾기 위해 계속 추리를 했다. 가장 의심받는 건 역시나 박도재였다. 백사언의 사무실에 피자로 위장한 폭탄이 배달되었을 때도 크게 다치지 않은 박도재를 의심했다. 이에 최우진은 “직원이 피자 박스를 들고 와서 ‘열지 마!’라고 외치고 복도로 쳐낸다. 직원들을 데리고 피신하는 장면까지 찍었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다치지 않으니 누가 봐도 의심스러웠을 거다. 그래도 임철수 선배님과 코믹한 신들이 있어서 의심을 살짝 풀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대변인실 워크숍에서 홍희주를 밀어낸 손을 두고 시청자들의 ‘협박범 추측’은 극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예리한 시청자의 추리력이 박도재의 정체를 발각시키기도 했다. 희주를 낭떠러지로 밀어낸 손이 최우진의 손이었던 것. 손에 있는 작은 점을 비교해 범인을 찾아냈다. 방송 이후 최우진의 SNS는 ‘범인은 박도재’라는 DM과 댓글이 쏟아졌다. 그는 “이만큼 몰입해서 봐주시는 게 감사했다. 관심과 애정으로 받아들였지만, 반박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웃으며 “실시간으로 반응을 흥미롭게 지켜봤었다”고 답했다. 

 

반면 진짜 협박범의 실체가 밝혀지고, 도재의 서사가 풀리면서도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역시 빌런이었구나 하시다가도 막상 도재가 칼을 맞고 나니 민심이 회복되더라. ‘죽지 마’, ‘그럴 수도 있지’하는 반응이 재밌었다”고 했다. 

 

10대에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고, 외진 동네에서 유일한 낙은 영화와 드라마 감상이었다. 장래희망을 묻는 부모님의 질문에 ‘배우’를 답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꿈을 놓친 적은 없다. 묵묵하게 믿고 지지해준 부모님 덕에 조급하지 않게 한 발짝씩 꿈에 다가섰다. ​

 

MBC '지금 거신 전화는' 박도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최우진.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중앙대 예술대학에 진학해 배우 이도현과 학창시절을 함께 보냈다. 학생 때부터 무대에 올라 약 10년간 연기를 했지만, 대중적인 작품에 참여한 건 지난해부터다. 음식점, 카페, 백화점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배우의 꿈을 이어오면서 군 복무도 마쳤다. 2023년 ‘MBC 연기대상’의 조명 아르바이트도 했었다고. “선배님들을 따라가며 조명을 비춰주면서 ‘내년엔 나도 저기 서 있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꿈을 이뤄 MBC로 지상파 데뷔작을 치르게 됐다. 

 

스키장에서 지금의 대표님을 처음 만나 인연을 쌓았다. 당시 대표의 유일한 조연은 ‘감량’이었다. “운동하면 먹는 족족 살이 찐다”고 한숨을 내쉰 최우진은 “작품 후반에 갈수록 살을 더 뺐다”고 털어놨다. 출연작이 많지 않아 ‘이 정도면 예쁘게 나오겠지’ 생각했는데, 실상 모니터해보니 살짝 아쉬웠기 때문이다. 입원도 하고, 교도소에 가는 전개에 더 빠지는 게 맞는 설정일 거란 생각도 들었다.

 

1300명가량의 SNS 팔로워는 작품 이후 45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동시 공개되면서 해외에서 특히 좋았던 인기의 덕을 톡톡히 봤다. “얼떨떨하다”는 최우진은 “숫자가 달라졌을 뿐,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랑 똑같은 사람이다. 아직은 알아봐 주시는 것도 신기하다”고 신인다운 답변을 내놨다. 평소 외출이 잦지도, 사진을 자주 찍는 편도 아니라면서 “(사진 등 콘텐츠를 올리는 게) 큰 숙제 중 하나가 됐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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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활약으로 2025년을 활짝 연 그의 목표는 ‘대체 불가한 배우’다. 연기력도 매력도 ‘최우진밖에 소화할 수 없다’는 존재감을 채우고자 한다. “보이스톤이 안정적이고 몸을 잘 쓴다”고 자신의 장점을 언급하면서 “대표님이 항상 우수에 차있는 눈을 가졌다고 말씀하신다. 눈으로 많은 걸 말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상파 첫 작품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금 거신 전화는의 박도재가 있었다면, 차기작에서는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박도재를 잊게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공개를 앞둔 드라마 ‘굿보이’에 기대를 당부하며 “많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과 새로운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앞으로도 도전해 나가고 싶다”고 새해 포부를 전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