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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진,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배우 최우진(29)이 지상파 데뷔와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MBC 금토극 '지금 거신 전화는'을 본 사람들이라면 준수한 마스크에 안정적 연기를 보여준 박도재 역의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을 수 없었을 터. 게다가 반전이 있는 캐릭터였으니 어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않을 수 있었을까.
지난해 티빙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로 데뷔한 따끈따끈한 신인 최우진은 두 번째 작품 만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 반전 정체를 숨긴 대통령 대변인실 별정직 행정관 박도재 역을 소화, 연기력과 화제성, 시청률 등 두각을 보이며 지상파 데뷔부터 활약했다. 준비된 신인은 그 기회를 잡았고 1300명대였던 SNS 팔로워 수는 급증해 43.8만으로 점프했다. "부모님께 효도한 것 같은 느낌"이라는 그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신예였다.
-종영 소감은.
"많은 분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드라마뿐 아니라 박도재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도, 최우진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줘 감사하다."
-작품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나.
"평소 생활 자체가 달라진 건 없고 체감되는 것도 없다. 다만 지표로 나타낼 수 있는 게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이지 않나. 엄청 늘었다. 1300명대였다가 43.8만 명으로 늘어서 그 숫자로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간혹가다 한, 두 분씩 알아봐 주더라. 지난번에 인터뷰를 갔는데 한 일본 분이 '최우진 맞냐? '지거전' 잘 봤다"라고 해서 같이 사진 찍었다. 부모님한테 오는 반응을 통해 체감하는 것도 크다. 부모님 직장 동료분들이 '드라마 잘 보고 있다'라고 인사해 주거나 영상 통화하거나 그러면 좀 달라졌구나 싶다."
-부모님에게 큰 효도를 했다.
"그런 느낌이 든다.(웃음) 데뷔를 이른 나이에 한 게 아닌데 부모님 세대에선 지상파가 최고 아닌가. (데뷔 초) 이른 시기에 좋은 작품, 좋은 배역에 들어갈 수 있게 되어서 조금은 효도했다고 느끼는 것 같다. 부모님이 본방 사수는 물론이고. 겉으로 티는 안 내지만 프로필 사진을 매일 바꾸곤 했다. 그걸 보면서 좋아하는구나 했다."
-주변 친구들의 반응은.
"대학교 다닐 때는 살이 좀 쪄 있었다. 그렇게 학교생활을 했는데 그때 내 모습을 보다가 드라마를 본 친구들은 '낯익은데?' 하며 찾아봤다가 나인 걸 알게 됐다고 하더라."
-과거 대학교 시절과 체중이 얼마나 차이가 나나.
"조금 많이 퉁퉁했다. 뚱뚱과 퉁퉁 사이였다. 회사 들어오고 나서 처음 주어진 미션이 몸만들기였다. 두 달 동안 운동만 했다. 주 5일 P.T하고 식단하고 두 달 만에 몸을 만들었다. 15kg 정도 감량했다. 지금까지 2년, 3년 쭉 유지에 성공한 건 아니다. 먹는 걸 좋아하고 먹는 것과 동시에 살찌기 때문에 살짝 방심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괜찮은 상태로 지내는 것 같다."
최우진,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오디션을 하루 보고 끝난 게 아니라 연달아서 했다. 처음엔 박도재라는 캐릭터의 대사를 받아서 캐릭터를 준비해 갔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 원작 웹소설을 다 읽고 갔다. 감독님과 즐겁게 대화를 하고 마무리됐는데 '내일 또 오디션 보러 올 수 있냐?'라는 연락이 왔다. 납치범 대사였다. 납치범 역할이 사이코패스이기 때문에 대사 자체가 센 게 많았다. 하루 만에 그걸 준비해서 가야 하니 부랴부라 준비했다. 감독님이 다 보고 나서 박도재라는 역할이 중요한 인물이니만큼 주연의 서사를 잘 따라가야 하는데 그걸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 연기 스펙트럼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오디션 후 합격에 대한 확신을 가졌나.
"박도재로 오디션 봤을 때는 너무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또 부르니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라. 못해서 그런가 싶어 불안해지기도 하고 의기소침해지기도 했다. 작가님 미팅을 하고 대본 리딩 들어가기 전까지도 확신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대본 리딩 하고 첫 현장 들어가기 전까지 대본 열심히 보고 언제든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지금 거신 전화는'을 통해 배운 게 많을 것 같다.
"연기적인 것도 그렇고 테크닉적인 것도 그렇고 선배님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유연석 선배님이랑 긴 호흡으로 대화할 때, 합 맞추는 신, 액션신도 있었다. 대부분 선배님이랑 신을 할 때는 선배님이 하는 걸 보면서도 배우지만 카메라 구도가 달라짐에 따라 시선을 두는 것도 달라진다는 것 등을 배웠다. 10회에 칼 맞는 신에서 집중도 잘 못하고 준비한 대로도 못 하고 있었는데 '괜찮다. 도재 너의 신이니까 시간을 충분히 가지며 해도 된다'라고 격려를 해줘 좀 더 집중해서 할 수 있었다. 걱정이 많은 신이었는데 선배님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10회 칼 맞는 신은 진짜 표현 자체가 어려웠을 것 같다.
"스스로도 부족한 점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칼을 맞는 상태로 대사 안에 복잡한 감정을 담아내야 하다 보니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진짜로 칼을 맞아본 적도 없고 맞은 상태도 아닌데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레퍼런스를 찾아보고 그랬다. 근데 선배님과 감독님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감동받았던 포인트는 10부를 찍은 뒤 걱정하는 내게 유연석 선배님이 '괜찮다, 잘했다'라고 얘기를 해줬고 본 방송이 나올 때도 조마조마하며 봤는데 10부 끝나고 나서 '10부 봤는데 잘 나왔더라. 잘했다'라고 먼저 전화를 해줬다."
-박도재 캐릭터를 연기할 때 집중했던 포인트는.
"일단 정체가 드러나기 전후로 포커스를 다르게 뒀다. '리틀 백사언'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박도재는 행동이 절제되어 있고 표정 변화도 거의 없었다. 백사언 선배님이 완벽주의 무결점 캐릭터가 아닌가. 리틀 백사언에 맞게 연기를 했다. 그리고 정체가 드러나고 나서는 박도재가 가지고 있던 서사가 있지 않나. 어렸을 때부터 형의 복수만을 위해 살아왔던 박도재의 깊이를 표현하고자 했다. 복수하려고 했던 대상이 내 옆에 있던 백사언이 아니라 납치범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 납치범에 대한 복수심이 배가 됐을 것 같더라. 인생에 대한 회한, 백사언에 대한 미안함 등 감정적으로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모니터를 하며 느꼈던 점은.
"일단 처음 들었던 생각은 '다행이다', '감사하다'였다. 내가 했던 연기는 내가 알고 있지 않나. 너무 부족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잘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외부 요소에 의해 내가 연기를 한 것보다 잘한 것처럼 나왔더라. 그것에 대한 감사함이었다. 모니터를 하며 그때 당시를 떠올리며 반성했다. 기본적인 발성, 감정 표현 방식 등 하나하나 다시 생각하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그렇게 크지는 않다. 좋게 봐준 분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기억될까.
"정말 데뷔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엄청나게 잘 된 작품에 함께하지 않았나. 지상파 데뷔라는 게 배우들에게 꿈이자 상징적인 무대인데 그 꿈을 이뤄준 작품이다. 감사하면서도 책임감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 하지만 책임감과 부담감만 가지고 도망칠 수 없지 않나. 늦은 나이에 데뷔했다. 경험은 별로 없지만 예고를 다녔을 때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열심히 했으니까 그동안 경험치를 믿고 가자는 생각이다. 걱정하기보다는 더 연습하고 캐릭터를 구체화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이 내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작품이다. 선물이자 운명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작가님이랑 작품 들어가기 전에 미팅한 적이 있다. 박도재라는 캐릭터 설정 중에 '왼손잡이'로 갈 거라고 하더라. 실제로 왼손잡이라서 '박도재랑 운명'이라고 했다.(웃음) 운명 같은 작품이고 '박도재는 내가 해야겠다'라고 더 생각했던 것 같다."
최우진,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과거 대학 시절 하우스메이트이자 같은 소속사에 속한 동료 이도현이 해준 특별한 말은 없나.
"대학교 2학년 1학기 때 같이 살았다. 그때 그 친구는 일산에 살았는데 과대라서 바빴다. 그래서 대학로 근처에서 자취하고 있던 나와 함께 살게 됐다. 진짜 바른 생활 사나이였다. 난 반대로 당시 학교생활을 너무 열심히 해서 술자리도 자주 가고 인간관계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썼던 것 같다. 밤낮이 서로 엇갈려 같이 살았지만 자주 만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웃음) 그리고 평소 연락해서 서로 칭찬을 해주는 사이는 아니다. 모르는 걸 물어봐도 '너 알아서 잘할 거니까'라고 답해준다. 본인의 답을 해준다기보다는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주는 스타일의 선배님이다.(웃음) 대학 동기이자 친한 친구인데 데뷔는 먼저 했으니, 선배님이라고 부른다."
-먼저 데뷔해서 승승장구하는 걸 보며 부러운 마음이 들지는 않았나.
"'나도 저렇게 빨리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잘 되는 것을 보면서 '진짜 잘 됐다,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작품 나올 때마다 잘 보고 있어!'라고 매번 연락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응원했다. 그때 당시에 회사가 있고 매체로 데뷔한 상태도 아니었지만 '나중에 나 역시 저렇게 작품 활동을 할 거고 저런 활동을 이어갈 거니까'란 생각으로 시기, 질투보다 응원했던 것 같다."
-촬영이 끝난 후 어떻게 지냈나.
"작품 본방 사수하면서 자기관리는 계속 놓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평소 시간이 날 때 클라이밍을 가고 새해 맞아 등산도 다녀왔다. 활동적인 걸 많이 하려고 한다. 회사 연습실에 가서 매일 연습하고 그랬다. 드라마가 회차를 거듭할수록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으니, 자기관리를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을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싶지 않다. 최근까지도 차기작을 위한 오디션을 보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작품 끝나고 나서 불러주는 분들이 있어 계속 준비 중이다."
-배우란 직업 자체가 기다림이 길지 않나.
"기다림 또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어떤 기다림이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내가 작품을 다 찍어서 기분 좋게 설레게 기다리는 기분 좋은 기다림일 수도 있고, 오디션을 보고 작품이 확정되지 않았을 때 간절하게 기다리는 기다림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그 기다림이 다를 것 같다. 지금까지는 오랜 기다림 없이 좋은 작품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계기가 있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올라가던 해에 캐나다로 유학을 하러 갔다. 그때 갔던 동네가 한국 사람이 없는 곳이었다. 거기서 할 수 있는 건 밖에 나가서 산책하거나 집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나 방송을 보는 것이었다. 그게 유일한 낙이었는데 한 학기 다니고 여름방학 됐을 때 부모님이 하고 싶은 게 생겼냐고 물어봤다. '연기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고 곧바로 짐 싸서 한국에 와 그때부터 예고 입시를 준비했다. 예고 생활을 하면서 연기를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최우진,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꿈을 꿨을 때와 현실은 어떤 차이가 있었나.
"사실 처음에 배우를 꿈꿨을 때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연기를 하고 무대를 섰을 때 나는 이렇게 빛날 거야!' 그런 생각보다는 그때부터 '나는 배우를 할 거야!'라며 막연하면서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연기를 꾸준하게 하다 보니 연기에 대한 흥미를 더 느끼고 있다. 연극 공연하며 1인 3역도 하고 그러면서 나에 대해 조금 더 내려놓고 배우로서 틀을 깨게 된 것 같다. 대학교 때 학교 다니면서 잘한 것 중 하나는 작품을 계속한 것이다. 쉴 틈 없이 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있었지만 잘하지는 못했는데 그걸 조금씩 발전시킨 것 같다. 배우로서 거창한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잘했든 못했든 그 시절이 다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게 만들어준 자양분이 된 것 같다."
-배우로서 꿈꾸고 있는 거창한 꿈은 뭐가 있을까.
"대체 불가한 배우가 되는 게 궁극적인 꿈이다. 연기력으로나 비주얼로나 관계자분들이 어떤 작품을 할 때 '이 캐릭터는 얘가 딱인데?'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롤모델이 있나.
"유연석 선배님이 배우로서 연기하는 걸 현장에서 지켜봤고 사람으로서 후배들과 스태프들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챙겨주는 모습을 바라보지 않았나. 내가 추구하는 태도나 이상향을 가진 분이었다. 잘됐다고 해서 거만하지 않았다. '변하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몸소 실천하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서 닮고 싶다."
-2025년 신년 목표와 꿈꾸고 있는 30대의 삶이 있다면.
"다른 좋은 작품에 들어가서 다른 캐릭터를 맡게 됐을 때 박도재보다 더 매력 있고 시청자분들에게 나란 사람을 잘 보여줄 기회로 만들고 싶다. 그리고 30대는 쭉쭉 달려나가고 싶다. 쉴 생각은 없다. 배우로서 쉬지 않고 성장하고 싶다. 장르를 불문하고 도전하고 싶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연기의 깊이도 더 깊어졌으면 좋겠다. 더 많은 걸 눈에 담아서 표현하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