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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진이 예측불가 반전 캐릭터로 지상파 데뷔를 화려하게 마쳤다.
최우진은 지난 4일 종영된 MBC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반전 정체를 숨긴 대통령 대변인실 별정직 행정관 박도재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최우진은 극의 전반부에서 백사언(유연석)의 곁에서 그를 보필하는 믿음직한 인물로 그려졌다. 두 캐릭터 사이의 브로맨스가 돋보일 만큼 완벽한 케미스트리도 눈에 띄었다. 이어진 극의 후반부에서 최우진은 복수를 위해 의도적으로 백사언에게 접근했음이 밝혀지며 충격적인 반전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극의 흐름을 예측 불가하게 반전시킨 그의 연기는 박도재의 서사를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충격과 연민이란 평가를 이끌어 냈다. 원작 캐릭터보다 더 '진짜' 같은 소화력으로 박도재라는 배역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은 최우진. 지난해 1월 웹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로 첫 연기를 선보인 이후 1년을 막 채운 신예 배우지만, 진심 어리고 올곧은 눈빛으로 연기에 임하는 그를 보고 있자니 그가 보여줄 다음 얼굴은 또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커진다.
Q '지금 거신 전화는'이 마지막 회까지 큰 사랑을 받았다.
▲ 이번 작품은 국내와 해외에서 많은 화제성을 몰았던 것 같다. 박도재라는 배역을 맡게 되어 영광이었고 뜨거운 사랑을 안겨준 시청자와 팬들께 감사드린다. 배우들과 모여 마지막 회를 함께 시청했는데, 시청률도 꾸준히 오르고 있었던 터라 더욱 행복하게 봤던 것 같다. 마무리를 잘해서 다행이었다.
Q SNS 팔로워 수도 폭발적으로 늘었던데.
▲ 이 작품을 찍기 전엔 SNS 팔로워 숫자가 1300명 정도였다. 그런데 작품을 마치고 나니까 37만명이 되어 있었다. 현실성이 떨어질 만큼 얼떨떨한 변화라 오히려 실감이 안 났다.
Q 극 중 박도재는 납치범의 공범으로 밝혀지며 미움을 샀지만 그의 사연이 풀린 후에는 연민을 자아내기도 했다. 연기에 앞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춘 채로 접근했을 지 궁금하더라.
▲ 오디션을 보기 전에 원작 소설을 봤다. 극의 후반부터 반전을 만드는 인물이니까 그 두 지점의 차이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연기하려고 했다. 초반에는 행정관들의 무리에 섞여 너무 튀지 않으려고 했고, 이후에는 백사언을 향한 복수와 결국 그로 인해 겪게 된 회한 등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Q 반전이 밝혀지는 순간에 시청자들의 반응도 참 뜨거웠다.
▲ 사실 드라마 상에서는 9화와 10화에 걸쳐 박도재의 정체가 드러나지만, 예리한 시청자들은 이미 6화에서 공범의 정체를 알았다. 범인이 산에서 희주를 미는데, 그 손에 점이 있었던 거다. 그걸 보고 해외 시청자들이 내 SNS에 있는 사진을 찾아 손에 있는 점을 발견했다. 정말 놀랐다. 감독님도 그 부분까진 전혀 예상치 못하셨고, 나 역시도 그걸로 내 정체를 알아낼 줄을 몰랐기에 신기했다.
Q 시청자의 입장으로는, 도재에게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다(웃음).
▲ 그 장면이 방송을 탄 후에 SNS 댓글창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걸 봤다. 처음엔 백사언의 측근이자 그를 보필하는 박도재를 든든하다고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정체가 밝혀진 순간 다들 한마음으로 화를 내시는 거다. 그 정도로 몰입해서 봐주신 것 같아 정말 뿌듯했다. 빌런처럼 느끼게끔 연기를 했다는 거니까, 감사할 따름이다.
Q 극의 후반부터 감정이 휘몰아친 만큼 표현도 더욱 어려웠을 것 같았다.
▲ 칼에 찔린 채로 감정을 토하는 장면이 특히 어려웠다. 실제로 칼에 찔려본 경험이 있는 게 아니니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수많은 상상을 했다. 나중에는 칼에 찔린 경우 어떤 신체적 반응이 일어나는지 찾아볼 정도였다. 칼에 찔린 연기를 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그 상태를 한 채로 감정의 극한으로 치 닿는 표현도 정말 어려웠다. 박도재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 중 이 신이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 같았기 때문에 이걸 못 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도 컸던 것 같다. 걱정을 정말 많이 했다.
Q 박도재가 가진 복잡한 서사를 이해하기 위해선 어떤 준비를 했나.
▲ 원작에서도 비슷한 배경이지만, 박도재는 보육원에서 쌍둥이 형을 잃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백사언 때문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복수를 계획했지만 실제로 백사언의 곁에서 함께 일을 하며 '이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닌데'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을 것 같았다. 그럼에도 복수의 칼날을 갈면서 치밀하게 그 감정과 표정을 숨기고 지냈을 거라 생각해, 그의 복잡한 인생 전반에 대한 흐름을 기억하면서 연기를 준비했다.
Q 연기를 하면서 박도재에 대한 연민을 더 많이 느꼈을 것 같다.
▲ 맞다. 내가 맡은 인물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도재도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지 않았나. 범죄는 저지르면 안 되는 거지만 그 심정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래도 네가 잘못했다' 이런 맘 보다는 안쓰럽단 생각이 좀 더 들었던 것 같다. 시청자들도 처음엔 "네가 어떻게 사언이에게…. 이 나쁜 놈!"하는 분위기였지만, 막상 도재가 칼에 찔리고 위기에 처하니 "죽지마"라고 해주더라.
Q 박도재라는 캐릭터가 배우 최우진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 운명이자 선물 같았다. 작가님께서 미팅 때 도재는 왼손잡이 설정으로 갈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지상우와 박도재의 정체에 대해 헷갈리게 만들기 위한 설정이라고 설명해 주셨는데, 신기하게 나도 왼손잡이였던 거다. 묘한 동질감과 함께 '운명'이란 걸 느꼈다(웃음). '박도재는 내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지상파 첫 데뷔작인데다 극의 흐름을 바꾸는 큰 역할이었다. 부담은 없었나?
▲ 엄청나게 부담스러웠다. 박도재가 가진 감정과 서사들을 내 연기로 다 담아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됐다. 그래도 현장에서 늘 선배님들과 감독님, 스태프 분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Q 스스로 연기에 대해 평점을 매기자면, 몇 점이나 줄 수 있을까?
▲ 그래도 노력한 시간이 있으니까 50점을 주고 싶다. 하하. 아무래도 연기를 보면 아쉽고 못했던 부분만 더 잘 보인다. 특히 감정신들을 다시 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더 자연스럽고 생동감 있게 큰 감정들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경험이 많이 부족하고 마음처럼 잘 되진 않았던 것 같다.
Q 어떤 장면이 특히 아쉬웠나.
▲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촬영 초반에 고전하기도 했다. 그래도 감사하게 감독님께서 "이 장면은 너의 것이니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감정을 쌓으라"고 안심시켜 주셨다. 유연석 선배님 역시 카메라에 안 잡히는데도 눈시울을 붉힐 만큼 같이 몰입해서 연기 합을 맞춰 주셨다. 심지어 촬영 중간엔 감정을 더 잘 잡을 수 있도록, 상처 같은 특수 분장도 더 실감나게 해주면 좋겠다고 챙겨 주시기도 했다.
Q '로맨스릴러'란 장르답게 긴장감 넘치는 장면도 많았지만, 실제 현장은 화기애애했다고 하더라.
▲ 현장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감독님께서 장난도 많이 치시고 배우들을 편하게 해 주신다. 무엇보다 유연석 선배님의 힘도 컸다. 원래도 전혀 딱딱하신 성격이 아니지만, 현장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정말 잘 챙겨 주신다. 희주를 대하는 것처럼 다정함과 스윗함 그 자체다(웃음). 촬영장에 갈 때마다 즐거웠고 행복했다.
Q 그래서였는지 백사언과 박도재의 케미도 눈길을 끌었다.
▲ 선배님이야 워낙 잘하시니까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 촬영할 때는 긴장을 풀 수 있게 분위기도 맞춰 주시고, 이미 도재의 정체를 알고 있으니까 내게 "이 배신자야!" 라고 장난을 치기도 하셔서 촬영하면서 선배님과 좀 더 편해질 수 있었다. 사실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본방 사수를 해보니 시청자들이 '브로맨스'라며 선배님과 나 사이의 케미를 좋아해 주시는 걸 알았다. 마지막 회에 도재가 복직하고 사언을 다시 만났을 땐 시청자의 입장에서 흐뭇하게 봤다(웃음). 이런 케미가 만들어진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다.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도 많을 텐데.
▲ 임철수 선배님이 보여주셨던 것 같은 극의 감초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1인 2역이나 풀어진 듯 가벼운 역할도 해보고 싶고. 스스로 위트가 조금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웃음), 그걸 살릴 수 있는 캐릭터도 만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해보고 싶은 게 정말 많다.
Q '지금 거신 전화는'을 사랑해주신 시청자들과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지금 거신 전화는'을 시청해주시고 사랑해주신 팬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박도재라는 역할에 대해서 큰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셔서 행복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 이런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하고 싶다. 또 다른 최우진의 매력에 매료되실 수 있도록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겠다.
Q 차기작은 예정된 것이 있을까?
▲ 우선은 JTBC '굿보이'라는 작품에서 인사를 드릴 것 같다. 다른 작품들 역시 오디션을 준비 중인 것들이 있어서, 다양한 배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박승현 기자